| 삼성전자, 2014년 이후 15개 지정 주제·79개 연구과제 선정 | 반도체 소재 등 소재 경쟁력 연구과제만 20개 지원 | 항암치료연구 과제→벤처기업 설립으로 이어져 | 삼성전자 “국가지원 어려운 연구과제 지원 지속” |
지난 2014년 삼성전자가 선정한 미래기술육성사업지원대상에 포함된 윤태영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의 ‘항암표적치료연구’. 윤 교수의 연구과제는 창업멘토링과 투자소개 등의 지원을 통해 벤처기업 창업으로 이어졌다. 윤 교수는 2016년 벤처기업 ‘프로티나’를 설립한 후 해외특허 10건을 등록하고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2013년 시작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한국과학기술연구의 뒷받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여파로 홍역을 앓고 있는 국내 산업계에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산실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4년부터는 관련사업 중 지정주제를 정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에너지 저장과 에너지 하베스팅(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집해 전기로 바꿔쓰는 기술) △IoT(사물인터넷) 보안 등 2개의 지정주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15가지 지정주제·79개 연구과제를 선정해 지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4년부터 특정 주제를 지정해 연구과제를 지원하는 이유는 해당 주제가 국내 산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에 이어 올해 반도체 소재를 주제로 지정한 데에는 최근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규제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이번처럼 수출규제라는 카드를 꺼내리라고 예상은 못했다”면서도 “반도체 업계에서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및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나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반도체 관련 소재 연구과제만 18개다. 이외에도 다른 분야의 소재(기능성 외장소재, 센서소재)에 대한 연구지원도 10개에 달한다. 소재 등에 관한 연구지원이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셈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기업이 앞장서서 하고 있지만 해당 연구지원이 산업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부 연구지원의 경우 사업화로 결실을 맺은 경우도 있다”면서도 “기본적으로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기술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한국 과학기술의 원천경쟁력 확보가 주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국가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 과제를 지원해 국가 미래기술 경쟁력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육성한 기술인력과 연구성과를 삼성 외에도 다양한 기업·대학·연구소·스타트업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갖추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